20231009 ~ 20231015
프로그램 5주 차다.
드디어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극보다는 무게감에 집중하는 주간이다.
그동안 너무 감질맛 나는 무게로 운동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내가 원래 하던 무게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31009(월) x
내가 일주일 중에 가장 바쁜 날은 월요일이다.
그래서 오전 9시에 운동을 못 하면 저녁 8시에 운동을 해야한다.
오늘은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저녁에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저녁에 헬스장을 가니 사람들이 진짜 과장 안 하고 30명은 되는 것 같았다.
결국 운동하는 것을 포기하고 운동을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20231010(화) 가슴, 등, 전면 하체
어제 미뤘던 업보를 청산하는 날이다.
확실히 업보를 청산하는 날은 너무 힘들고 지친다.
그러다 내가 스쿼트를 할 차례가 되었을 때, 한 외국인이 이미 스미스 머신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웬만하면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편이였지만 업보를 청산하는 날이다보니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부끄러움과 낯가림을 견디고 Can I do this together?이라고 물어보았다.
그 분은 진짜 아래와 같은 얼굴과 표정과 자세를 취한 상태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Sure이라 대답하였다.
그러고 스쿼트를 같이 하게 되었다.

처음엔 개쫄았는데 서로 한 세트씩 하면서 자세가 좋다느니, 무게를 잘 친다느니 칭찬을 하니깐 긴장이 풀렸다.
이 분은 주짓수랑 유도를 하는데 하체 힘을 기르려고 스쿼트를 시작하였다고 말하였다.
와 근데 심지어 흑인이라 그런지 유연성과 자세가 진짜 진짜 진짜 좋았다.
거의 엉덩이가 발목까지 올 정도로 깊이가 깊었는데, 내가 계속 감탄하면서 보니깐 굉장히 부끄러워 하더라.
아무튼 내가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이렇게 오랜만에 같이 운동을 하니깐 기분이 좋았다.

20231011(수) 어깨, 후면 하체
요즘 확실히 어깨 운동을 할 때마다 퍼포먼스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분명 30kg으로 하는 것도 힘들었는데(물론 그때는 10개 x 5세트로 했었다.), 지금은 더 높은 무게로 더 많은 세트를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른 부위들은 몰라도 어깨에 대한 확신은 잘 안 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잘 잡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번 학기 외국인 교환 학생들은 헬스장에서 무리지어 다닌다.
저번 주에 내가 스트랩을 빌려준 외국인과 어제 같이 운동한 외국인이 바로 이 외국인 교환 학생들이다.
오늘은 헬스장에서 이 사람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조금 부담스러웠다.)
주로 저녁 시간에 오는 사람들 같은데, 앞으로 이 시간대에 오면 이 사람들이 있는 지부터 확인해야겠다.
20231012(목) 가슴, 삼두, 이두, 후면 하체
내가 가슴이랑 삼두를 웬만하면 안 붙이는 편인데, 어제의 내가 삼두를 안 하는 바람에 오늘의 내가 삼두를 하게 생겼다.
가슴 삼두를 안 붙이는 이유는 가슴 운동을 할 때에도 삼두를 생각보다 많이 쓰는데, 이 상태에서 삼두 운동을 진행하면 늘 원래 하던 양을 전부 못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굉장히 찜찜한 상태로 진행하였는데, 결국 클로즈 그립 벤치 프레스을 하다가 깔려버렸다.
가슴 근육을 이완할 때 힘이 풀려서 목 쪽으로 떨어졌는데, 세이프티 바 아니었으면 크게 다칠 뻔 하였다.
프로그램 중에는 제발 운동을 쉬지 말자. 이 뚱땡아.

20231013(금) 어깨, 전면 하체
우리 기숙사 헬스장은 23시까지 하는데 이 날은 내가 미루고 빈둥대다 보니 22시 30분에 헬스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결국 오늘 해야 할 운동들을 전부 못 해서 내일로 미루게 되었다.
제발 이런 어리석은 짓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늦게 왔으니 빨리 끝내고 가려고 헐레벌떡 운동을 하는데 그 교환학생 무리들과 마주쳤다.
그러다 내가 저번 주에 스트랩을 빌려준 외국인이 나에게 인스타 맞팔을 하자고 하였다.
나는 okay하면서 인스타 ID를 보여주는데, 화요일에 같이 운동을 하였던 외국인도 쫄래쫄래 와서 같이 맞팔을 하였다.
나중에 계정을 슬쩍 봤는데 이 두 사람 모두 운동에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스트랩 빌려준 외국인은 팔로잉이 2000 가까이 되었는데 전부 다 운동 계정이더라.. ㄷㄷ)
아무튼 그 외국인들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운동을 하자고 제안하고 헤어졌다.

나는 이 경험들이 너무 생소하고 신기했다.
앞으로 진짜 같이 운동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신선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20231014(토) 전면 하체, 후면 하체
결국......오늘도 운동을 많이 못 했다.....아니...거의 못 했다....
내가 삼두, 이두에 대한 애정이 확실히 많이 없는 것 같다.
가슴, 등, 하체같은 경우에는 하루 할당량을 채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데, 팔 운동이 있는 날에는 자꾸 늦게까지 자거나 미룬다.
오늘 일정이 바빴던 나는 결국 팔 운동은 전혀 못 하였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는 팔 운동을 주 3회로 고정해야겠다.

20231015(일) 축구
오늘은 네이버 카페에 올린 축구장 위치랑 실제 위치랑 달라서 살짝 늦게 도착하였다.
근데 다른 분들은 또 알맞게 찾아와서 몸을 이미 다 푼 상태였다.(개억울;;)
나는 1쿼터부터 바로 들어갔는데, 나의 실책으로 인해 0:2로 졌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건데, 내가 몸을 못 풀어서 몸이 빠릿하게 안 움직인게 실책 원인이었다.

2, 3쿼터 때에는 코치님이 직접 뛰셔서 뒤에서 지켜보았는데, 이 때 진짜 많이 배웠다.
오더를 내리는 법이나, 나가야 할 때, 나가지 말아야 할 때를 확실하게 아시는 것 같았다.
배운 부분들을 머리 속에서 정리하여 4쿼터 때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였다.
2점을 실점하긴 하였지만 결국 우리는 4:2로 이길 수 있었다.

요즘 축구든 코딩이든 생각보다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물론 둘 다 어느 정도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국 둘 다 팀 게임이고 함께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실력 향상 뿐만 아니라 빠른 의사소통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코딩과 축구가, 알고보면 의사소통으로 인해 완성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코딩과 축구, 둘 다 잘 하고 싶단 생각으로 인해 새로운 많은 것들을 배워가는 한 학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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